한 달간 ‘BTS 열풍’이 미국 전역을 강타했다.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북미투어는 가는 곳마다 대성황을 이뤘고, 거기서 발생한 각종 이슈로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5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방탄소년단의 총 15회 북미 콘서트는 이제 6일 미국의 심장인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1회 공연(관객 4만명)만 남겨두고 있다. 이 티켓도 바로 매진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이 공연장은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스타만 오를 수 있는 무대여서 현지 팬들의 방탄소년단에 대한 기대도 한껏 부풀어 있다.

방탄소년단 RM이 유엔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지금까지 총 14회 공연에서 18만명을 동원한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북미투어는 총 22만 관객으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며칠 전부터 스타디움 주변에는 팬들이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텐트를 치고 줄을 설 정도라고 전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방탄소년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만큼 현지 인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에게 북미투어 기간 중 일어난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유엔 연설’을 들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4일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석했다. 리더 RM(본명 김남준·24)은 대표 연설자로 나서 단상에 올랐고 유창한 영어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달했다.

외신들은 한국 가수가 처음으로 연설하는 장면을 앞다퉈 타전했다. RM은 “저는 김남준입니다"라고 이름을 밝힌 뒤 "여러분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합니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나갑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 근처의 일산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렇지만 9~10살 무렵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美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한 모습.

그러면서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자고 생각했다.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고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RM은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면서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있었고 아미(ARMY)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수하고 단점이 있지만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 목소리를 내달라. 여러분의 스토리를 얘기해달라”며 ‘러브 유어셀프’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RM의 연설은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3학년생인 아이가 같은 반 친구들과 방탄소년단에 관해 얘기하면서 너무나 많은 내용을 알고 있어 학교 대표 사례로 쓸 수 있도록 부모에서 편지를 보냈다는 사연이 SNS 전파를 타기도 했다.

또 하나는 방탄소년단이 투어 중에 미국의 유명 음악시상식인 ‘2018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 수상자 후보에 처음 이름을 올린 점이다.

방탄소년단이 美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신곡 '아이돌'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9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리는 이 시상식에서 ‘소셜 인기상’ 후보로 선정됐다. 방탄소년단은 시상식 당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릴 유럽투어 첫 콘서트로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하지만, 수상자로 선정될지도 큰 관심사다.

미국의 3대 음악시상식을 섭렵할 수 있는 ‘그래미 어워즈’까지 진출할 기회여서 이번 ‘AMAs’ 수상 후보에 올랐다는 건 의미가 크다.

AMAs는 방탄소년단이 북미투어 중인 지난달 12일 카디 비, 아리아나 그란데, 데미 로바토, 션 멘데스와 함께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유명 토크쇼인 ‘지미 팰런쇼’에 출연한 모습.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은 현지 TV 방송사에 출연하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개별적으로는 지민이 북미투어 중 '7초의 핫가이' '레드수트남' '지민X지미케미' 등 많은 수식어를 남기며 전 세계 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막내 정국은 ‘르네상스맨’으로, 뷔는 ‘세계 1위 미남’으로 팬들의 각광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