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작성일 : 18-11-12 21:17
|
글쓴이 :
죠피픠
 조회 : 171
|
저는 아이둘 엄마이자 며느리 입니다.
긴 이야기를 요약 하자면 남편에게 시아버님이 뇌종양이 의심되어 추석 전에 MRI를 찍고 9월말에 결과 듣는다는 이야기를 언제 해야 할까요.
시댁욕 남편욕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각설하고. 어찌된 일인지 자세히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좀 길어요..미리 죄송해요..
지난 주 목요일쯤이었나.
시어머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주말에 시댁에 가기로 했는데 이번주는 외식을 하자고 하시더군요. 아이들 뛰어 놀 수 있는 곳을 찾으라고 하시고서는 사실 아버님이 술을 드시면 안될거 같다고 하시면서 속 사정을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아버님이 얼마전 두통이 심하셔서 동네 병원에서 CT를 찍으셨다고 합니다. 촬영 후 또 두통이 사라지셨길래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내원도 하지 않으셨는데, 병원에서 결과 들으러 오라고 연락이 와서 급하게 이번주 월요일 아침 일찍예약을 잡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정이 이러하니 아들에게는 말하지 말고 장소를 정해서 알려 달라고 하십니다.
(이 때 이야기를 했어야 했나 봅니다.)
주말에 식사는 잘 하고 귀가 했습니다. 표정 관리가 힘들더군요.
월요일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님 입니다.
엄청 긴장 하고 받았습니다.
동네 병원에서 큰 병원 가라고 소견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얼른 가 보라고 했다고 하면서 병명은 따로 이야기 안해주는데 뇌 CT에 뭐가 보이는거 같다고 저한테 병원 어디로 가면 좋겠냐고 하십니다.
(사실 저희 시어머님 시아버님 좋으신 분들인데 그런거 전혀 모르시고 서울 근교 사시지만 시골분들 이라고 생각 하시면 될거 같아요.)
5대병원 중에 그나마 내원 편하신 곳으로 급하게 검색+지인찬스 써서 특진 선생님 지정 까지 알려드렸습니다. 근데 어머님이 일을 하시고 계셔서 예약이 당장 힘드니 저보고 해 달라고 하시더라구요.(이 때라도 남편에게 이야기 했어야 하겠죠..)어머님도 뭐 당황 하시고 걱정 되시고 일도 하셔야 하고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나으니까 부탁 하셨을거라 생각 하고 최선을 다해 바로 다음날 아침으로 초진 예약을 했습니다! 사정을 대충 아는 친구들은 다음날 바로 초진 예약을 잡았다는 거에 기적같은 일이라고 했습니다.
아, 그 과정에서 소견서를 사진으로 받아봤는데 Tumor라는 글씨가 또렷이 있는걸 보았습니다. 영어로 써 놓아서 모르셨던거죠 두분이.
아니 근데 아버님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시고 담날 미리 약속 되어 있던 산악회에 가신다고 병원에 안가신다고 합니다. 하.. 어머님은 아들에게 말하지 말라 하시고 저는 이제 미치겠다라구요. (이때라도 말했어야 했나봅니다....아드님아...)
아버님이 조금(많이) 강경하게 난 병원에 가지 않고 산악회에 가시겠다고 했지만 저도 전화드려서 꼭 가셔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어머님이 잘 설득 하셔서 병원에 가셨습니다.
저는 연세 있으신 두분만 그 큰 병원에 초진을 가시라고 한게 영 마음이 쓰여서 저는 둘째를 시간제보육기관에 잠시 맡기는 걸로 마음 먹었습니다. 첫째는 어린이집 가서 상관 없는데 둘째를 맡길 곳이 없어서요. 근데 가뜩이나 큰 병원을 아기를 델고 가는 것도 맘이 쓰이는데 메르스도 뉴스에 나오고 그래서 떨어져 있는 아기가 불쌍해도 그게 나을거 같았습니다.
첫째는 아침에 얼른 어린이집 보내고 둘째 아침 먹여서 9시 땡 하고 맡기고 9시 30분 진료 예약 잡으신 병원으로 갔습니다. 제가 갈거라고 말 안하고 갔습니다. 두분 긴장 하셨던거 같은데 그래도 맘이 놓인다고 말씀해 주시니 간 보람있고 감사하더라구요. 의사선생님은 일단 뭐가 보이긴 하는데 MRI를 찍어 보자 하셨고 가장 빠른 일정으로 추석 명절 전에 찍고 9월 말에 결과 들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MRI찍는 비용까지 정산 해 드리고 둘째 찾으러 가야 해서 얼른 귀가 했네요. 결과보는 날도 둘째 맡기려고 시간제보육사전신청도 했네요.
이 모든걸. 남편은 모르고 있습니다.
어머님아버님은 결과 나오고 말하길 원하십니다.
저는 언제 남편에게 말해야 하는걸까요.
남편은 그런 저의 속도 모르고,
밤에 잠도 안자고 피곤하다고 한다며 뭐라 하네요.
걱정이 많아 밤만 되면 몸도 아픕니다.
정말 이럴때 욱..해서 말할뻔 하다가 참습니다.
사실 말할까 싶다가도 남편 결과 나올 때 까지 정말 예민해 져서 애들만 잡을까봐 이래 된거 그냥 결과 나오면 말하자 싶기도 하고 그렇긴 하지만 아들이 자기만 몰랐다고 나중에 너무 섭섭해 할까봐 그것도 걱정이네요.
남편 성격은 엄청 예민 하고 걱정 있으면 잠도 못자고 병나는 스타일 입니다. 결과가 좋게 나올거라 믿지만, 행여나 안좋은 쪽이라면 아마 우황청심환이라도 미리 먹이고 말해야 할거 같습니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게 맞는걸까요.
사실 정답은 없는데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두서없이 주저리 글 남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