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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 상징 호박.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축제인 핼러윈(
Halloween
) 축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도 특정 직업군에 대한 ‘성적 대상화’, ‘직업 비하’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핼러윈은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에서 유래했다. 켈트족은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11월1일을 새해의 출발로 보는데, 그 전날인 10월31일에 죽은 사람의 영혼이 가족을 찾아온다고 믿었다.
이 안에서 나쁜 영혼들이 섞여 해코지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퇴마의식 의식으로 분장을 하고 모닥불을 피웠다. 현재는 미국에서 귀신 복장을 한 어린이들이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받으러 여러 가정을 방문하는 등 파티 개념으로 바뀌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축제는 당시 경찰 추산 20만 명이 모여들었다. 평소 금요일 밤의 2.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당시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진이 올라왔다. 주로 얼굴에 피투성이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나 스머프, 아이언맨 등 코스튬 플레이를 한 사람들도 쉽게 발견됐다.
문제는 이 핼러윈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상이다. 일부는 몸에 꽉 간호사 복장을 하고 망사스타킹에 가터벨트를 한다. 그런가 하면 가슴골이 보이는 수녀복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서는 호러 영화 ‘컨저링’에 출연하는 수녀의 모습을 재연하기도 한다.
사실상 축제를 이유로 특정 직업군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직업 비하가 일어나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직업을 실제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인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 숲’에는 “또 핼러윈 시즌이 왔다”면서 그냥 일반 코스프레를 하면 되는데, 왜 꼭 성적으로 코스프레를 하는지 도무지 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굳이 가슴 푹 파인 옷, 짧은 치마, 몸에 달라붙어 움직이기도 불편해 보이는 옷을 입고 코스프레 하는 겁니까. 도대체 왜 그래요. 저희가 야동에서 환자에게 성적 행위를 하는 간호사, 원나잇을 즐겨하는 간호사, 이런 일부 시선을 무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로 ‘간호사’만 쳐도 ‘코스프레’라는 추천 해시태그가 뜹니다. 제발 의료인으로서의 권위를 떨어뜨리지 말아 주세요. 정말 화가 납니다”라고 덧붙였다.
트위터에서도 핼러윈이 다가오고 있다며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분장은 지양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특정 인종 차별적 분장, 비장애인의 장애인 분장, 사회적 이슈를 담고있는 분장(인명피해사건), 특정 직업군(간호사,경찰등) 분장은 하지말고 그 분장을 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동조하여 웃어주지 맙시다. 웃으면 안됩니다”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아직도 할로윈 코스튬으로 간호사 복장 입은 사람 많네”라며 “진짜 간호사 선생님들은 이 시간에도 뛰어다니면서 환자 살리려고 일하고 계시는데 ㅠㅠㅠ 저러니까 아직도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아가씨거리고 성추행하는 사람들 나오지…. 직업 성적 대상화 좀 제발 안 했으면”라고 토로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핼러윈 축제에서 매년 되풀이 되는 간호사 복장에 대해 “분명히 희화화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안그래도 환자의 쾌유를 위해 24시간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핼러윈에서는 간호사 복장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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