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 한 뙈기 남기고 하늘로 간
아버지, 원망으로 이별하고
6남매 어깨에 둘러메고
송곳 꽂을 땅도 없는 대처로 나가
칼잠 자며 단칸방에서
새로 시작하던 서러운 서른 한 살의 삶은
남의 집에서 때로는 길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네.
이제 돌아갈 날도 머잖았는데
고향에 남겨놓은 밭이
영 눈에 밟혀 입을 연다.
너희 애비가 머슴살이 새경으로
사놓은 땅을 황천에 가면서 놓고 간 걸 보면
거기에 가는 데는 노자가 필요없으니
부모 잘못 만나 그 동안 고생했으니
너희들 나눠 갖거라.
그래야 내 한도 풀려 마음 가볍게
떠날 것 같구나.
6남매 사는 데 생수가 되고
그 땅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 기약은 없지만
다 주고 가려는 그 마음에 가슴이 막혀
못 배우고 못 입었다며 원망하던 기억도
봄눈 녹듯 스러지네.
받기에 너무 황송하고 부담스러워
그 땅은 마음의 고향으로 두고 싶구나.
어머니도 떠나고 나면
그 체취가 남은 그 곳에 서서
부모를 생각하며 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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